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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1.04.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
    DOING/Daily Reflection 2013. 11. 4. 15:10

    "직접 가든 매체를 통해 알게되든 내가 보는 것만 배운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엉뚱한 상상을 해봤다. 파격적이고, 우리나라 학생의 상식에 맞지않는 멍청하고, 스릴넘치는 상상이었다. 최종적으로 대학에 합격했으나. 집안 사정상 대학 등록금 때문에 집에서 말이 많았다. 가정의 불화가 심화되던 와중에 "그냥 대학 안가고 그돈으로 세계여행이나 다녀올래요" 라는 발언은 어머니를 폭발시켰고, 아버지가 한숨쉬며 나가시는 결과를 초래했다. 건축학과에 들어가기 전에 '안도 타다오'라는 일본인 건축가의 건축에 매료됬었다. 동경하는 인물에 대한 존경심이 무적에 가까운 '팬심'이 가슴에 새겨졌다. 팬심은 대상에게 가까운, 혹은 그와 마주볼 수 있는 동등한 위치에 서고 싶은 마음에서 기초한다. 연예인을 신적존재 우상으로 여겨 일어나는 엄청난 팬들의 '팬심'처럼 안도 타다오의 성장과정에 푹 빠져, 세계여행이나 가겠다는 말도안되는 발언을 했던 것이다.

    (안도타다오는 대학보다 독학으로 건축을 대성했다.)

     

    <내게 허락된건 국내여행뿐...>

     

     대학에 들어와서도 세계여행을 하고 싶다는 나의 "이룰수 없는 꿈"은 계속되었다. 가까운 일본여행이라도 다녀와보고자 알바도 해보았고,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여행"이 상품인 공모전에 다수 참가해봤지만 '여행'은 생각보다 가깝지 않았다. 알바금은 생활비와, 조금의 적금으로 돌아갔고, 공모전은 지원한 곳마다 다 떨어졌다. 주변 친구들은 돈 400만원에 달하는 여행 경비를 부모님께 타서 다녀오지만 내 여건은 그들과 달랐다. 2년간의 발악은 적금 300만원과 수많은 국내 답사기록, 실패한 수상경력으로 남았다. 지금에 와서는 해외여행은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바야르의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을 읽기 전 이야기다.

     여행을 가서 직접 눈으로 보는것과, 여행을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것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면, 여행을 갈 이유가 있는가? 여행을 가면 확실히 국내에서 먹는 음식보다 특별한 음식을 먹을 수 있을것이다. 인도 카레와 우리나라 카레의 맛의 풍미가 다름은 확실히 차이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인도카레를 못먹는것도 아니다. 고맙게도 교통기술의 발달로, 한국에서도 인도식 카레를 맛볼 수 있다. 건축역시 마찬가지다. 성소피아 성당에 대해서 구글검색만 제대로 한다면, 직접가서 보는것만큼 자세한 사진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사진 게시자들의 경험담까지 듣는다면 가이드를 대동한 것과 같다. 우주에 대해 알고싶다고 모든 사람이 우주에 갈 수는 없는법이다.

     직접 보러가는것은 제약이 많다. 나의 경우처럼 금전적으로 부담이 된다거나, 바쁜 삶을 사느라 시간상 짬을 못낼 수도 있다. 겁이 많은 사람이라면 타지에서의 불편한 여행을 계속하는데 부담이 생길지도 모른다. (프랑스의 경우 작고 왜소한 동양인 여자를 깔본다는...소문이), 행여 부주의한 사람이라면 외국에서 여권을 분실해 일이 복잡해 질 수도 있다. 그래서 안전한 패키지여행상품이 나오게 된 것이다. 유명명소만을 관람하고, 여행사가 보증하는 장소에 가는만큼 안전하고, 선정된 여행지로써 특별함은 더해주겠지만, 자율성이 떨어지며, 그런 여행은 넷 서핑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빙산에 대해 아무리 이야기를 들어도 우리는 빙산의 남은 90%가 어떻게 생겼는지 확신할 수 없다.>

    <기구를 이용하여 간접적으로 볼뿐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바야르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들을 위한 안내서" 처럼 몇가지 주의사항에 대해 말해준다. 듣거나 보는것 만으로는 실제가 아닌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다. 방콕여행자들이 여행을 간것 처럼 주변에 알릴때 바야르는 가장 중요한 한가지를 염두해 두고 있다. 자신의 방콕여행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이 아무리 여행을 잘 다녀왔다 하더라도, 인지하지 못한 사실이 몇가지 있을것이다. 다른나라를 이해하는것은 그나라에서 산 사람보다 못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지닌 인지능력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우연히 독일의 유태인 박물관에 대한 이야기가 겹쳐 방콕여행자가 이야기 하는 내용이 거짓일 것이라는 의문이 생기더라도, 물러나면 안된다는 것이다. 믿음직스럽지 못한사람의 말은 진실이더라도 타인이 믿기 힘들듯이, 애초에 뻥을 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끝까지 내용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는점이다.

     과거의 아프리카땅에서 신대륙 아메리카 발견까지 여행은 문명을 발전시켰고, 인류는 보다 더 나은 터전을 개척하기 위해 남에서 북으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해 왔다. 여행은 충분히 가치있는 활동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돈주고 고생을 하면서 여행을 할 필요는 없다. 정착해서 삶의 정보를 얻고,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문명이 생기는 법이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방콕여행을 즐겨보자. 가난한 20대와 바쁜 30대를 위해 "여행하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하는 법"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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