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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2.16, 1박 2일 부산 맛보기여행
    DOING/Daily Reflection 2013. 5. 14. 20:06

     때는 훈련소 가기 한달전.

    아버지 사업차 부산에 내려가신다는걸 따라 갔었다.

     

    처음타본 KTX 객차는 여행의 여유를 느끼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다. 급행열차였기에 사람들은 웃고 떠들고 바깥을 보기보다는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매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출발을 하게된다.

     

    출발했다 KTX는 매우 빨랐다. 터널을 한번 지나면 도시는 농촌으로 바뀌었다. 아버지께서는 자지말고 주변을 보라고 하셨지만... 바깥의 풍경변화는 멀미가 없는 내게 어지럼증을 동반했다.

     

     

    저 멀리 부산의 컨테이너 선적소들이 보인다. 저 수많은 컨테이너 들이 해외 혹은 국내의 다른 항구를 향해 간다고 했다. 항만이 보인다는 것은 곧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의미였다.

     

     

    부산역 도착. KTX에서 내내 오늘 있을 회의에 대해 통화하던 아버지는 나를 이곳에 내비두시고 잠시 어디론가 향하셨다. 수산역의 건축물은... 공간이 시원했다. 밀폐된 KTX에서 나와서 였을까? 우리집 근처의 죽전역만한 높이의 역이었지만 보다 높고 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을 나왔다. 아쉽게도 오늘 하루는 아버지를 따라 다녀야 할것 같다, 그 덕에 성당 건축위원이신 아버지를 따라 훈련소를 들어가기 전에 신병교육대대를 먼저 들어가보게 되었다.

     

     

    이전에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었지만 생략하기로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랬다. 신부님 추천으로 부산에서 맛있다는 돼지국밥을 먹으러 갔다. 국밥집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부님 말로는 쌍둥이 돼지국밥집이랑 쌍벽을 이루는 맛이라고 극찬하시더라. 특이점은 국밥답지 않게 깨끗하다는 점이다. 지금은 반사광때문에 약간 흐릿하게 보이지만 내가 먹을 당시에 그릇 밑바닥이 보일만큼 선명했다. 맛은... 음 뭐 음식이 뭐 다를게 있냐만은... 짬뽕왕뚜껑과 김치왕뚜껑의 맛이 극명하게 나듯이 일반 돼지구밥과는 다른 담백함과 시원함이 느껴졌달까... 또먹어 보고 싶은맛이었다.

     

    다 먹었으면 이제 길을 떠나봐야지? 하던차에 감각있는 신부님 말씀하시길 "밥먹었으면 커피도 한잔 하셔야죠." 라며 오육도라는 곳을 소개해 주셨다. 왜 오육도인지는 이런저런 가설이 있다던데 아버지와 신부님의 의견이 다른걸 보니 지방마다 다른가보다. 이게 오육도라고 하는데 옆에보면 작은 배가 통통거리는걸 볼수 있을 것이다. 이곳의 물살은 매우거세서 저 섬까지 가는데 배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거리는 300m도 안되어 보인다.

     

    하하 그 작은 배가 요배다. 꽤 크지않는가? 마을버스 정도 크기인데 이런 작은 배의 수백의 크기를 가지고 있으니 흠 가까이서 보면 왠 거대한 절벽을 보고 있는 기분일것 같다. 내가 얼핏듣기로 저곳은 일종의 통제구역이란다. 함부로 못들어간다고...

     

     

    우씽 눈을 감다니. 하지만 어쩔수 없다. 나라면 역광을 감수하고 얼굴을 밝게 찍는법을 사용해 볼수 있었겠지만 신부님은 사진의 초짜였다. 엄청나게 밝은 햇빛을 바라보며 찍는데 눈이 안따가울수가 없다. 반대편에서 찍었다면 멋진 오육도의 장관과 함께 할수 있었을 텐데 매우 아쉽다.

     

    18mm-55mm 번들렌즈로 찍은 사진이다. 잘찍지 않았나? 중간 지점을 정복하고 정상을 바라보는 한 탐험가의 패기가 느껴지는 장면이다. 100% 연출이 아닌 실제 사진이다. 사진이란게 이런 순간포착적인 측면에서 너무 좋은것 같다. 살짝 시간이 흐르면 이런 분위기 있는 사진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최고의 스릴을 느끼며 한건 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면에 보이는것이 해운대 해수욕장과 주변 건물들이다.

     

    절벽에 위태롭게 자리잡은 소나무였다. 하지만 나는 괜히 좀 안정감을 주고 싶어서 사진기를 휙 기울였다. 으아... 더 불안해 보인다. 마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듯한...

     

    이런저런 일과가 끝났다. 군부대이다 보니 그 안에서 사진을 찍는건 불법이었기에 찍지 않았다.

    밖에서는 신병들이 수료를 한다고 마무리 제식동작을 펼치고 있었다.

    핫~! 둣~! 셋~~! 넷~!

    나도 저렇게 해야한다니... 결국 했지만 우히히히

    이제 본격적인 해운대 여행이 시작되려고 했었다.

    그러나 별거 한건 없다.

    나는 나대로 아버지 기다리느라 지쳤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회의하시느라 지쳤다.

    사업차 내려온것이니 특별한 기대를 한건 아니었지만 아쉬운 마음이었다.

     300mm 고배율 렌즈로 약 300m 밖에서 찍은 몰카다. 파파라치처럼 찍었다. 사람이 레고처럼 보이는 거리였지만 나에겐 또다른 눈! 카메라가 있었으니. 저멀리서 이리저리 방황하는 미녀부터 갈매기 날아가는 모습, 등등 여러가지를 찍고 지웠다. 나는 변태가 아니니까. 이것은 그 많은 사진들 중에서 제일 약한 사진이었다. 그러다보니 하늘을 향해 도약하는 갈매기들이 초점이 된 사진이 나왔다. 원치 않던 사진이었으나 흐흐 만족스럽다.

     

    이런게 잘만 찍었으면 몽환적인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태양에 빛에 물들어 황금빛을 이루는 바다. 그 주변을 활공하는 갈매기들. 그 속에 사람들의 다정한 모습들. 30분간 짧은 시간에 찍는 것이 아니었다면 보다 더 좋은 사진 찍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해운대는 맑은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한가한 평일 이맘때(2월쯤)에 가서 느긋하게 보낸다면 좋다. 느긋하게 스트레스도 풀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이런 배경도 없다.

     

    이 사진은 사실 아랫부분이 잘렸다. 잘리지 않은 사진은 내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다. 아쉬운건 바탕화면으로 쓰고 있는건 갈매기가 전혀 없다. 낭만있고 몽황적인 분위기로는 이런 한적하고 조용한 등대가 있는 배경에 몇마리의 갈매기가 날아다녀야 한다. 세마리의 갈매기(┌ )가 등대와 그 지반과 만나 ( ┘) 액자를 취하고 있는게 보이는가? 이런게 바로 사진작가의 숨은 예술이 아닐까 싶다. 자화자찬의 끝은 어디일까 하하

     

    이런저런 일과가 다 끝나고 드디어 집에 가는 시간이다. 아침시간 나는 부산의 명식 돼지국밥을 먹고 싶어 아침부터 졸라댔다. 결국 역 근처의 돼지국밥집에서 간단하게 해결했는데. 요 집이 제일 사람이 많더라. 하지만... 먼젓번에 먹은 곳과 달리 국물의 색도 탁하고 담백하기 보다는 살짝느끼하고 텁텁한 맛이 났다. 흠 명가와 일반 집의 차이가 이런건가... 아니면 똑같은걸 이틀 연속 먹어서 그런가? 살짝 아쉬웠지만 뭐 돼지국밥으로 부산여행의 끝을 마감할수 있었다. 요즘도 부산생각하면 돼지국밥과 해운대가 생각나곤 한다.

     

    부산역 정면에 위치한 문어모양의 조형물이다. 드라마 스타게이트의 게이트처럼 생겼다.설마 이것도 일정한 좌표를 입력하면 문이 열리지않을까 하여. 장난삼아 4개의 다리를 하나 하나 만지고 돌아다녔다는 사실.

     

     

    이상으로 나의 부산 첫 여행기는 마친다.

    준비없이 갑작스래 갔다가

    어떠한 목적없이 돌아다니다가 와서 매우 아쉽다.

    부산... 서울과 비슷하지만 매우 다른 곳이다.

    서울은 약간 유하고 딱딱한 분위기가 있다면

    요기는 거칠다.

    일단 한번 와보면 그 차이를 알게 될것이다.

     

    다음번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는 해운대와 부산의 맛집을 목표로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아일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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