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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5.26. 세상을 기록하다.
    DOING/Daily Reflection 2013. 5. 26. 23:26

    추억이라는 말을 말하기에 이런 노을 사진만큼 적합한게 없다.

     

    8년전이었다. 게임을 즐기던 나는 우연히 스타크래프트의 소스를 이용해 다양한 드래프트(모드)를 만드는 카페에 가입하게된다. 그들은 해외의 유명한 모드들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기도 하고 제작 툴을 가지고 따라 만들기도 하였다. 당시 그들의 수준은 매우 조잡했다. 뮤탈블러드 2002가 유즈맵중 최강이라고 손꼽히던 시절이었다. 그들의 모드는 유즈맵 수준도 못미쳤다. 나는 얼마못가 그 그룹에서 조용히 유령회원으로 전환했다.

     

    세월이 흐른다. 5년이 흐르고 그 카페를 오랜만에 들어가봤다. 매니저도 바뀌고 인원도 만명에서 3만명으로 늘었다. 파워카페로 선정되기 까지 했다. 더 놀라운 일이 있다. 어린시절 그저 게임을 즐기고 조잡한 모드를 만들기를 유즈맵을 만들기를 원했던 멤버들이 어느덧 게임회사 개발자가 되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다루는 일을 하기도 하더라. 드래프트라는 분야에서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멤버중 하나는 그 옛날 우리가 선망했던 외국 모드 제작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을만큼 구체적이고 독특한 드래프트를 만든다. 8년전엔 나도 꽤 많은 활동을 했다. 게시글수 68개에 덧글 300건 방문수만 500건이 넘는다. 그러나 8년후 그들 사이에서 나는 모르는 존재다. 그저 카페 멤버중 한명이다.

     

    오랜세월 그들은 그들이 하고싶은 일을 꾸준히 이뤄나간것이다. 그들이 만든 카페라는 사회속에서 발전해 나갔다. 남들이 안돼 하고 돌아설때 꾿꾿하게 남아서 그들은 활동했다. 지금 당장은 모른다. 내 활동이 단순한 추억이 될지 삶의 길이 될지. 나도 그랬지만 수많은 학생들이 어릴적 경험들을 그저 한때의 추억으로 넘겨버리곤 한다. 고작 22년밖에 안된 인생이지만 8년을 되돌아 보면 그때의 추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던 것이다. 지금의 나는 지금 그들이 바랬던 꿈의 산물이었다.

     

    이것은 가까운 몇년전에도 마찬가지다. 대학에 입학한 후 수많은 활동을 했다. 거의 매주에 두번씩 카메라 들고 세상여행을 떠났다.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오랜기간 과외 활동도 했다. 수많은 강연회도 다녀왔고 전시회도 다녔다. 알바경험도 뭇 다른 대학생들보다 많다. 주로 남들이 안하는 어려운 일만 했다. 이렇게 수많은 활동을 했지만 아무도 나의 경험을 알 수 없다. 멍청해서 공식적으로 증명할수 있는 증명서를 한번도 땐적이 없다.

     

    일기장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요즘들어 내 일기장들이 너무 소중하다. 그래도 이런 일기장이 있기에 비공식적으로 나마 내가 어떤 활동을 하며 살아왔는지 되새길수 있다. 내 추억은 오로지 나만 알수있다. 내가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남들이 알 수가 없다. 천천히 세상을 기록해나가자. 지금은 이 가치를 못느낄지도 모르지. 그러나. 8년의 기적이 내게 말해준것처럼 나도 충분히 기적을 만들어 낼수 있다고 믿는다. 훗날 내 보물이 될때까지 세상을 기록해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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