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바 이야기 #04] 단골손님들, 알바생은 떠나야 가치가 뛴다.DOING/Daily Reflection 2015. 3. 30. 11:42알바를 하다보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게되. 친구같이 친한사람이 아니잖아? 모르는 사람, 늘 새로운 사람과의 대화는 긍정적으로 이뤄지지만 않지. 알바생은 철저하게 을이 될수밖에 없어. 좋게는 코흘리개 어린아이의 500원 동전이라도 값지게 받아야 하며, 나쁘게는 동전을 던져주더라도, 헤헤헤 하며 받아야 하지. 자존감 팍팍 떨어지는게 이동네 사정이야. 행여나 알바 초창기에 못된 진상 맞아 된통당한다면, 다시는 비슷한 업종을 하지 못할정도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말야. 그거 아니? 알바생이 바뀌면 신입 알바생이 제일 많이 듣는 고객과의 담화가 뭔지 알아?
'자네가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나? '
'여기 원래 있던 남자애 이제 안나와?'
'여긴 알바생이 자주 바뀌는것 같아?'
'나 담배 뭐피는지 모르지?'
'전에 알바생은 이런건 잘 해줬는데...'
단골손님은 말을 하길 좋아해, 늘 심심한 사람들이야. 퇴근시간에 집에 들어가기 바쁘지만, 친절한 서비스에 종종 본인의 이야기도 꺼내며 대화의 물꼬를 잡고 싶어하는 아저씨들이야. 직장동료에게 개인적인 사담 꺼내긴 쉽지 않고, 우리 아버지들을 봐봐. 집에가면 대화할 사람 있나, 긴대화가 필요한게 아니라 짧은 친절과 몇마디의 잡담으로 한숨 들이쉬고 집으로 들어가는 분들이 많아.
알바생의 대가없는 친절때문에 고정된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이 꽤 많다는 의미지. 집이 멀어도, 건물 한블록 정도는 알바생 보러 오는 손님이 있을때도 있어. 손님들 대부분은 매달 리뉴얼 되는 행사상품에 대해 잘 몰라. '선택장애'에 빠진 손님에게 "물건 안살거면 나가세요." 라고 거칠게 이야기 한다면 다시 오겠어? 매장의 주력상품 몇종과, 행사상품 몇가지만 몇번 소개해 주면 "오늘은 잘나가는 상품 있어요?" 라며 어느새 단골손님이 된다니까?
귀찮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어. '손님=일' 이잖아?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손님때문에 노이로제 걸릴지도 몰라. 때론 손님이 없었으면 싶을때도 있다니까. 그럼 가게가 망하고, 일자리도 새로 구해야 겠지 흐흐.
난 다르게 생각했어. 동네에 3~4개의 편의점이 있을텐데, 여기에, 내가 일하는 곳에 물건 사러 오는 손님들이 고마운거라고. 짧은 인사라도 '날 보러 와주는 사람이 있다.' 감동적인 일 아닐까?
일을 그만두게 되면 그사람들 다시 못보는거니까. 6개월을 하게 되고, 1년을 하게 되더라. 혹자는 순진해서 그렇대.
'DOING > Daily Refle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알바 이야기 #06] 빨간마티즈 아가씨, 편의점은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장소. (0) 2015.03.30 [알바 이야기 #05] GS배송기사 아저씨, 힘든날 쌍화탕 한병의 위력. (0) 2015.03.30 [알바 이야기 #03] GS 야간, 편의점 알바는 꿀알바가 아니었다. (0) 2015.03.30 [알바 이야기 #02] 20번 떨어져서 겨우 붙은 첫 알바 (0) 2015.03.30 [알바 이야기 #01] 쑥맥은 사람을 만나는게 답이야. (0) 201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