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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이야기 #05] GS배송기사 아저씨, 힘든날 쌍화탕 한병의 위력.DOING/Daily Reflection 2015. 3. 30. 12:46
"아 냅둬, 우리 할일 아냐"
배송기사가 물품 하차할때 도와드리려고 나가려던 나를, 교육시키던 전임 알바생은 그냥 두라고 했었어. 배송업체쪽 일이고 우리가 그들의 일을 도울 필요는 없다고 했지. 그러나 도와드렸어. 손님이 많은편이라. 짐을 빨리 정리하면 '내가 편하다.' 라고 생각했지.
우리가게는 물품 하차량이 굉장히 많은 편이었어. FF상품만 8박스에 과자, 맥주등의 상품박스가 15박스씩 오곤 했으니까.
하루를 꼬박 정리하다보면 날밤 새는 그런 나날의 연속이었지.
처음엔 배송기사도 어색해 했는데, 자주 도와주니 안도와드리는게 더 어색하게 되어버리더라. 배송기사도 사람이야. 밤에 일을하면 먹어야 겠지? 대충 근무시간에 때우는 편이셔. 하차를 마치고 매장에서 도시락 하나 사드시는셈이야. 그렇게 배송기사가 단골이 되어버린거야. 학생은 돈쓰지 말라며 가끔 도시락 사주시기도 했고, 뭐 나도 박하스 챙겨드리기도 했는데. 받은게 더 많았을걸?
야간알바로 갑작스럽게 변한 생체흐름의 영향이었나...
알바를 시작한지 1달이 채 안되어 크게 감기에 걸리고 말았어. 기숙사에 살던때라. 혼자서 끙끙거리다가 간신히 출근도장을 찍었지. 타이레놀 하나 먹었지만 콧물과 몸살은 가라앉질 않더군.
그날은 도저히 일어나서 도와드릴수가 없더라. 졸았어. 문이 열리더니 배송기사 아저씨가 묵묵히 짐을 나르시더라고.
퍼주면 받는걸 당연하게 여긴다 라는말도 있잖아?
"오늘은 도와주지 않네?" 아쉬운 소리 할법도 하건만 전혀 언급 안하시더라. 내 상태를 알아 채셨나봐. 하차량이 많아봐야 10분~20분이면 되니까. 어느새 끝내셨는지 온장고에서 쌍화탕을 하나 사서 까주시더라.
"야 감기엔 약보다 쌍화탕이 최고야. 다 마셔. 괜찮아질거야. 나 갈게!"
배송기사 아저씨의 쌍화탕 덕이었는지 감기증상은 호전되었지.
근거있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요즘도 감기기운이 있다 싶으면 일단 쌍화탕부터 마시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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